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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6 오전 11:14:46 입력 뉴스 > 칼럼&사설

[데스크칼럼]영천도 ‘쓴소리위원회’ 생각해 보자



지난 6월경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쓴소리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고, 7월에는 마침내 ‘광주시 쓴소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민선 7기의 반환점을 맞으면서 시장이 주민들의 쓴소리를 가감없이 듣고 이를 분석해 시정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지난 2년간 쌓은 시정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남은 기간동안 비판의 소리를 듣고 이를 행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시장의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권력자들은 쓴소리 듣기를 싫어하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권력자 주변에는 쓴소리 보다는 입맛에 맞는 소리를 잘하는 사람이 인의 장막을 치고 권력자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 내편 여론은 민심이고 네편 거는 가짜뉴스로 치부한다.

그렇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그건 아니다. 나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과 집단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토론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실수와 시행착오는 인간이기에 하는 기본이고, 그 크기에 따라 불필요한 집착과 고집으로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이용섭 시장의 이같은 구상이 참 신선해 보인다. 이 시장은 “남은 임기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초심을 견지하면서 역사적 평가와 지역 발전만 보고 전력투구 하겠다”며 특히 “쓴소리위원회는 듣기 좋은 단소리보다 시정에 대해 엄격히 평가하고 애정어린 비판을 해 줄 시민들을 위원으로 구성해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영천도 한번쯤 배우거나 본받아야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권력자가 무슨 일을 계획하거나 정책을 추진하면 긍정평가도 있고 부정적인 평가도 있을 수 있다. 영천시장과 국회의원이 추진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측근이거나 지지층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무조건 무조건인 그들 말고 상대편쪽 의견도 분야별로 여과없이 들어보고 정책 추진에 참고하거나 일정부분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만일 한쪽 귀를 막고 내편 여론만 민심으로 여기고 있다면 그것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지역 발전을 위함이면 권력자 스스로가 비판의 소리를 달게 들으려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이와같은 구상을 두고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행정기관 주변을 맴돌며 시정에 사사건건 개입하는 이른바 ‘헬리콥터’형 인물들이 포함될 경우도 생각해 봐야한다. 개인적인 감정이 과도하게 담긴 비판과 시정 발목잡기 등 지역의 갈등만 조장하는 위원회로 전락될 우려가 있다. 특히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쪽의 인사들이 숨어서 위원회 활동을 할 경우에는 이같은 염려가 더욱 커진다. 하지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이상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영천시청만 해도 지금 별별 위원회가 헤아리기도 힘들만큼 많고 그 중에는 잘 운영되는 것도 있지만 유명무실한 위원회도 있는 줄 안다. 그러기에 있는 것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또다시 무슨 위원회를 만드느냐는 비판의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유사한 조직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좀더 실효성 있게 판을 다시 짜 내실있게 운영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영천도 광주발 ‘쓴소리위원회’의 벤치마킹이 꼭 필요한 때라 생각한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의 쓴소리를 들어야 함에도 오히려 더 빠르고 큰 성과를 이룰 욕심에 주변의 그런 소리는 듣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앞서 말했듯 권력자들이 절대 권력에 도취되어 측근들의 단소리에만 젖는다면 그 결과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당사자만이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참혹한 현실로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의 권력자들이 시민사회와 언론에서 제기하는 이런 소리에 가슴과 귀를 열고 받아들이길 바라며 한달에 한번쯤 쓴소리를 듣는 시간을 공식적으로 가지길 바란다. 영천에도 ‘쓴소리위원회’가 생겨야 하는 이유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는 단소리만 듣고 내멋대로 정책을 펼쳐도 됐는지 몰라도 지금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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