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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1 오후 2:58:16 입력 뉴스 > 칼럼&사설

[데스크칼럼]기회는 모든 이에게 공정해야 한다



‘기회는 평등하여야 하고, 과정은 공정해야 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취임사에서 한 말이다. 민주사회란 이런 것이고 이처럼 아름다운 말이 또 있겠나 싶다. 과연 이 말이 실현 가능한 말인가를 묻는다면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고개를 흔드는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왜 그럴까. 사실 기회의 평등이 민주주의 발판이긴 하지만 어려운 문제다. 아주 예전부터 그랬다.


고대 농경시대부터 개인의 생산성(능력) 정도에 따라 차이가 생겼고, 그것은 곧 사유재산 형성의 출발점이 됐다. 자연스럽게 ‘상속’의 개념이 등장하고 그러다 보니 태어날 때부터 ‘어떤 수저’를 물었는지가 중요해 지는 이유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는 음서제도라는 이름으로 공정한 선발 기준이 아닌 출신을 고려하여 관리로 등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좋은사회라는 것은 기회의 완전한 평등이 어렵다 하더라도 불평등의 정도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사회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 노력으로 사회의 구성원들은 ‘무엇이든 해야한다’는 사회적 철학을 가질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런 사회는 기회 불평등이 있다손 치더라도 ‘감당할 만한’ 수준을 벗어나지 않을테고 따라서 희망이 있으므로 출발점이 다른 개인을 도와주는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 기회는 언제나 불평등 해왔다. 실력보다 배경이 경쟁력이 되는 사회. 그러면서 태어날 때 부모 잘 만나는 것도 ‘팔자’라는 말로 넘긴다.

보통 사람이라면 가난보다 부유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래서 부를 추구하는데 이를 나무랄 순 없다. 문제는 과연 공정한가에 있다. 당연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당한 방법으로 목표를 이루고자 노력한다. 또 공정한 사회에서는 가능하다. 그러나 불공정한 사회에서는 어렵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불평등이면 꿈도 못꾸고 체념하게 된다. 이런 잘못된 사회에서 불평등이 치유되지 않고 방치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고 결국엔 사회문제로 비화될 것이다. 열심히 일을 함에도 가난을 벗지 못한다는 암담한 결론에 이르면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우리 사회가 비극인 것은 입으로는 공정한 세상, 평등한 세상을 말하며 뒤로는 끊임없이 특별한 혜택과 기득권을 누리려는 사람들이 그득하다는데 있다. 또, 그보다 더 비극인 것은 그런 일에 차별당하면서도 분노하지 않고, 그런 현실을 무너뜨려야 할 많은 사람들이 그 부당한 길로 가려고 기회만 있으면 찾고 있다는데 있다. 그것은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부당한 일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한 몫 잡는데 끼지 못하는 분노에 지나지 않는다.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이란 말이 있다. 통상 “백성은 가난함보다 공정하지 못한 것에 분노한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말은 중국 송나라 유학자 ‘상산’의 말로 목민심서에도 나오는 말이다. 결론은 정치를 함에 백성이 가난한 것을 걱정하지 말고 기회가 평등하지 못한 것을 걱정하라는 뜻이다. 행정에 대한 불신과 기득권을 향한 실망감으로 가득한 사회에 위정자들이 깊이 새겨야 할 말이다. 그 옛날 이런 말이 나왔다는게 믿기지 않지만 오늘날 공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금과옥조처럼 딱 들어맞는게 참 신기하다.

지역의 핫이슈인 문화특화도시 조성사업을 두고 갈갈이 찢어진 문화예술계를 보면서 느끼는 심정이다. 한쪽에선 기회가 공정했다는 주장이고, 다른 한쪽에선 무슨 소리냐고 불이 붙어있다. 민주사회라는 데는 본래 스펙트럼이 다양해야 하는 법이지만 이같은 이전투구라면 싫다. 시민이 주인돼 목소리 내고, 행동할 때 우리 사회는 발전하고 모두 함께 행복해진다. 그 과정에는 약간의 의견차나 갈등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골깊은 갈등은 지역발전을 위해 백해무익이다. 행정이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하는 아쉬움이 짙다. 갈등해소를 위해 서둘러 중재하는 것도 행정의 몫이다. 지금은 ‘죄수의 딜레마’에 나오는 경쟁과 갈등상황을 보듯 당사자들이 어떻게 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 시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이 행정에서 나온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진정성을 가지고 그들과 진정으로 소통을 해보는건 어떨까. 주민들이 삼복더위에 왜 편갈라 짜증내는지 살폈으면 좋겠다. 생각만 하면 자꾸 더 더워진다. 뭐 톡 쏘는 사이다 같은 소식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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