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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1 오후 6:59:44 입력 뉴스 > 조충래논설위원

[yci칼럼]봄이다. 봄 찾으러 가자
조충래 논설위원



▲ 조충래 전원생활체험학교장.

오늘 문득 뜰 앞 여기저기에 피어있는 봄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늦겨울이 너무 따뜻해 철모르고 피었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한파에 하얗게 얼어버렸던 영춘화(迎春化)가 억지로 다시 피어나고, 봄의 상징인 개나리와 산수유는 병아리처럼 노랗다.

 

뒷산 여기저기를 분홍빛으로 수놓고 있는 진달래, 양지바른 곳에서 철모르게 피어오른 꽃잔디, 붉게 꽃망울 맺고 있는 명자나무꽃, 목련과 매화, 살구나무는 하얀 자태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이외에도 상사화, 벌개미취, 원추리, 뱀풀, 국화, 범부채, 백합 등등의 봄꽃 새싹들이 대지를 뚫고 힘차게 솟아오르고 있다.

 

봄은 사계절의 시작으로 희망을 상징한다. 자연은 이렇게 갖가지 새싹과 꽃으로 봄소식을 전해 오건만 인간 세상의 봄은 왜 이리 더디게 오는 지? 봄이면 흔히 회자되는 송()나라 대익(戴益)의 탐춘시(探春詩)를 보자.

 

盡日尋春不見春(진일심춘불견춘) 하루 종일 봄을 찾아 다녀도 봄을 보지 못하고

芒鞋遍踏隴頭蕓(망혜편답롱두운) 짚신이 다 닳도록 언덕 위의 구름 따라다녔네.

歸來偶過梅花下(귀래우과매화하) 허탕치고 돌아와 우연히 매화나무 밑을 지나는데

春在枝頭已十分(춘재지두이십분) 봄은 이미 매화가지 위에 한껏 와 있었네.

 

이 시는 봄을 진리에 비유하는 글로서 진리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봄을 찾아 헤매듯이 진리와 행복을 찾아 방황해 보지만 결국 그것은 내 앞 마당, 내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매우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 정치와 경제는 수년 째 희망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도 모두가 막연하게 풀리기만을 기대하며 어렵게 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면 대통령과 정치인들을 싸잡아 욕을 하고 있다. 그러나 원망하고 불평하고 한탄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이것은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는 동족상잔의 혹독한 전쟁을 겪었지만 50여년 만에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그 동안 소위 말하는 노인 세대는 전쟁을 겪었고, 참혹한 가난을 극복하기 위하여 허리띠를 졸라매고 근검절약이 몸에 밴 삶을 살았다. 그래서 한강의 기적이 이루어졌고 모든 것이 풍요로워졌다.

 

전쟁 이후 세대인 중장년층은 어릴 적에 잠깐 가난을 경험했지만 비교적 물질적으로 풍요한 생활에 젖어 소비가 미덕인 생활을 오랫동안 즐겼다. 그래서 지긋지긋한 절약의 삶을 잊어버린 지 오래다.

 

그리고 지금의 젊은 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가난이 무엇인지 모르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과거의 젊은이들이 독일의 광부로, 간호사로, 중동의 건설현장에 나가 외화벌이를 해야 했던 그 힘겨웠던 삶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지금은 더럽고 힘들고 어려운 3D 업종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면 사람이 없다. 그런데도 실업자는 넘쳐나는 아이러니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회 일각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과 멸시로 성숙하지 못한 인간상을 보이고 있다.

 

타인을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야 하고, 부모와 어른을 공경하고 바른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는 성인의 말씀이 외면당하는 사회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하는 삶을 추구하며 도덕과 국어, 국사를 등한시하는 나라가 되고 있다. 부모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는 명예가 아니라 부와 권력을 성공의 잣대로 삼는다. 우리의 현주소가 이러할진대 누가 누구를 탓하고 원망하랴.

 

4.13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진행되는 여야 정치인들의 행태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하나같이 그들을 욕하고 경멸한다. 공영방송에서조차 희망 없다 외면 말고, 사람 없다 포기하지 말고 ~ ” 라는 선거광고 문구를 만들어 투표를 독려한다.

 

이런 광고를 보고도 자극받지도 않고 자각하지 못하는 정치인들 중 누구에게 손을 들어줘야 한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동참하여 국민의 주권을 행사해야 하는 것이 나요, 우리다. 정치 수준이 곧 국민의 의식 수준 아니겠는가. 이런 정치적 현실을 바라보며 미움보다 슬픔이 앞선다. 언제쯤이면 우리의 정치수준이 제대로 될는지?

 

잃어버린 봄, 그것은 반드시 찾아야 한다. 누가 찾아주는 것이 아니고 나와 우리가 찾아야 한다.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오랑캐 땅에는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다는 뜻이다.

 

오랑캐 땅에 팔려가서 살게 된 왕소군이 봄이 와도 봄을 느끼지 못했던 것처럼 우리도 그런 마음이다. 힘없는 궁녀의 신분으로 살았던 왕소군이야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만 우리는 주권재민(主權在民)의 자유민주주 나라에 살고 있으니 마음만 합치면 봄을 봄같이 만들 수 있다.

 

늦었다고 판단하는 그 순간이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다. 지금부터라도 아니 4.13선거부터라도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새로운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물론 우리의 후세들이 봄기운을 만끽하며 불평없이 살게 될 것이다.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하며 오늘 신발 끈 조여 매고 봄 찾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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