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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2 오후 6:15:05 입력 뉴스 > 배명수논설위원

[yci칼럼]정의도 아니고 의리도 아니고 상식의 시대만 되어라
배명수 논설위원



▲ 배명수 성덕대학교수.

얼마 전 주말에 아이의 종용으로 주말 TV 프로그램 중에 ‘무한도전’이란 예능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무한도전의 메인 MC인 유재석 MC는 동료들과의 신의, 즉 의리를 지키다 보니 결론적으로 무한도전에 참여한 다른 동료 연예인에 반하여 결론적으로 최악의 형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잠시 보면서 요즘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최고의 키워드 '의리' 에 대하여 새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개그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에서 개그우먼 이국주는 '의리 사나이' 김보성을 흉내낸 '보성댁'으로 의리 돌풍을 이끌어 냈습니다.

 

그로부터 시작된 의리의 나비효과는 그 실제 주인공인 김보성에게 제2의 전성기를 선사했으며,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하하는 ‘선택 2014 특집’에서 김보성을 패러디하며 '으리'를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바야흐로 '의리'는 시대적 흐름이 되어 버렸습니다. 잊혀져가던 김보성은 다시 진정한 '의리 사나이'로 재조명 받기 시작했으며, 의리를 강조했던 식혜 CF는 대박이 터졌고, 최근 각종 연예 프로그램과 CF에 섭외되는 등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연예계 스타 그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급기야 KBS <뉴스9>에도 출연하여, '의리 열풍…왜?' 라는 주제의 리포트에서 김보성에 관해 다루고 인터뷰를 내보냈습니다.

 

김보성은 "공익에 대한 의리, 타인을 생각하는 나눔의 의리로 화합과 의리의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의리를 외치고 있다"고 그만의 '의리관'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의리라면 반듯이 해야 될 이야기가 최근에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명랑’ 입니다. 여름이 다 지나가고 있지만 이 무더웠던 여름에도 많은 사람들이 명량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요즘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역사 공부 및 이순신장군에 대해 다시 한번 배워 볼 수 있는 좋은 영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것 같습니다.

 

특히 이순신장군의 명언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사옵니다.” (今臣戰船 尙有十二)

“가벼이 움직이지 말라. 침착하게 태산같이 무거이 행동하라.” (勿令妄動 靜重如山)

“싸움에 있어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必生卽死 死必卽生)

나의 죽음을 적들에게 알리지 마라. 등이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이처럼 흥행을 할 수 있었던 저변에는 장수의 의리를 버리지 않았던 이순신장군의 멋진 모습을 보며 친구와의 의리, 가족과의 의리, 동료간의 의리, 국가와의 의리 등 많은 의리들을 지키며 살아야 겠다라는 생각을 우리에게 화두로서 심어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 합니다.

 

의리(義理) :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른 도리

 

의리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른 도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의리는 사전적 의미와는 동떨어진 또 다른 의미로 인식되고 사용되고 있습니다. 의리 열풍에서의 의리도 마찬가지 입니다.

 

기본적으로 의리는 '인적 네트워크' 안에서 작동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평소 의리라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를 떠올려보면,

학창시절 순수했던 10대의 '의리'는 낭만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우리 죽을 때까지 의리 변치 말자"와 같은 낯 뜨거운 말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세상을 알아가기 시작한 우리들에게 있어, 의리는 그저 어려운 부탁을 위한 하나의 청탁의 도구쯤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의리란 너와 나 사이의 유대감, 돈독한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일종의 '커넥션'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부탁이 부정의하고 불합리한 것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의리 없는 놈'이 되지 않기 위해 그 부탁을 도와줘야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심지어 비리를 눈감아주거나 부정에 대해 침묵할 때에도 의리를 요긴하게 활용 하였습니다.

 

그리고 내 스스로 '난 의리 있는 놈'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며 살아왔습니다. 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이 아닙니까?

 

작금의 의리가 정의의 실종에 대한 반작용으로 의리가 강조되고 있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결코 바람직한 일도 아니고 장려할 만한 일도 아닙니다.

 

너도나도 의리를 찾다보면, 오히려 세상의 정의는 처참히 무너질 것이고, 인적인 네트워크가 공적인 영역을 잠식해 들어가는 것을 우리 두 눈으로 목격하고 있으며, 부정부패와 온갖 비리가 난무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의리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의리 과잉이었던 셈입니다.

 

'의리 열풍' 속에서 저는 '의리보다 상식이 통하는 시대' 가 차라리 의리를 중요시하는 사회보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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