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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4 오전 8:53:21 입력 뉴스 > 윤희훈논설위원

[yci칼럼] 결혼 행진곡
윤희훈 논설위원



▲ 윤희훈 논설위원.

(고경 청풍블루베리 농원대표)

 나라 전체가
세월호 참사에 함몰되어 4,5월의 화려한 봄기운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모르겠다. 모든 것들이 정지되어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봄이 되면 필자에게 어김없이 찾아오는 손님이 있으니 그 이름은 청첩장이다. 사회의 분위기가 어떻든 혼주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진행 되어야 할 일이다. 물론 혼례 일정을 잡은 시기는 세월호 참사가 나기 전의 일이기 때문에 나무랄 수도 없는 일이다.

 

요즈음의 결혼 초청장은 대부분 모바일로 단체문자로 보낸다. 간혹 정중하게 예를 다해 우편으로 보내기도 한다. 필자에게 과년한 자식이 둘이 있다 보니 참여를 하게 된다.

 

 다행이 본인이 지방에 머무는 이유로 대부분 서울에서 치루는 결혼식에는 아주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미안한 마음으로 축의금을 송금하고 만다. 그러나 요즘 가장 선호하는 하객은 필자처럼 축의금만 내는 사람이라 하니 크게 미안해 할 일이 아닐까 싶다.

 

호텔에서 하는 결혼식은 축의금을 십만원을 내어도 기분이 꺼림직 하다. 기본 음식에 와인까지 곁들이면 일인당 십만원이 훌쩍 넘어버린다고 한다.

 

그런 사실을 모르고 동부인한 하객은 축하가 아니라 민폐를 끼치는 일이 되고 만다. 퇴직한지도 꽤 오래된 친구가 무슨 배짱으로 호기를 부리는지 모르지만 뒷맛이 개운 하지가 못하다.

 

예로부터 상부상조의 문화에서 시작된 부조금 품앗이가 지금은 서민들의 허리를 휘게 하는 세금 폭탄이 되어 버렸다. 이런 현상은 고비용의 혼례문화에 따른 비용 충당을 위해 그리 가깝지도 않은 사람에게 까지 청첩장을 보내는 것이다.

 

청첩장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후일을 생각 하면서 갈등을 하게 된다. 특히 힘 있는 사람이거나 갑을의 관계일 때는 뇌물의 성격을 뛸 만큼의 많은 액수의 축의금이 간다. 신성한 결혼식을 빌미로 부패의 고리가 되는 것이다.

 

한국 소비자원이 지난해 조사한 결혼비용으로 평균 오천만원 이상 지출 했으며 결혼 한건에 지출한 축의금이 평균 6만원이며 축의금이 부담스럽다고 답한 응답자는 10명중 7명이나 된다.

 

결혼을 앞둔 자녀를 가진 가장의 대부분은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가장이 대다수 이다. 수입원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목돈이 들어가는 일은 보통일이 아니다. 결혼은 양가의 합의 하에 진행하는 것으로 상대측에서 규모 있는 결혼식을 주장 할 때는 참으로 난감 한 일이 된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경제의 다양화에 따른 새로운 가족의 패턴이 생기며 선진국처럼 가족 간에 최소한의 연결고리를 유지한 체 독자적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무리한 혼사를 치르다 보면 남아있는 부모는 긴 세월을 힘들게 살 각오를 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고비용 혼례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까운 지인들만 초청하여 검소하고 의미 있는 결혼식을 올린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결혼을 알리는 것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이 차츰 늘고 있으며 오히려 가까운 친지와 지인만 초대하겠다는 하겠다는 답변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런 사실은 젊은 사람들의 의식 변화도 있겠지만 피폐한 경제 사정에 따른 하나의 대안으로 시작해서 발전하고 있다고 본다.

 

정부에서도 작은 결혼식을 장려 하고 있다. 2012년에 시행된 건전가정 의례의 정착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사회 지도층을 중심으로 허례허식 없는 가정의례를 유도하고 있고 필요에 따라 국가기관, 국공립 대학의 강당, 회의실을 예식 장소로 내주도록 했다.

 

지역에서는 공공장소를 개방해서 검소한 혼례문화가 정착 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접근성이 좋은 야외나 사찰 등 종교 시설을 이용 한다거나 전통가옥에서 전통적인 혼례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검소한 혼례문화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실질적 참여가 필요하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줌으로 새로운 혼례문화의 변화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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