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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9 오후 6:02:31 입력 뉴스 > 이규화논설위원

[yci칼럼]붓다 메시지의 참된 의미를 생각하며
이규화 논설위원



▲ 이규화 논설의원(법학박사).
4월과 5월은 뭇 생명들이 겨우내 거두어 두었던 푸른 기운을 다시 한껏 펼쳐내는 자연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노동자와 경영자 등 모든 관계의 사람들이 서로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성찰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이런 아름다운 계절에 붓다탄생을 기념하는 날이 함께하는 것은 자칫 삶의 화려한 겉모습에 취해 그 속에 감추어진 참된 의미를 놓칠까 우려한 어떤 섭리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공교롭게도 올 4월과 5월은 지난날의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화재, 성수대교 붕괴를 잇는 또 하나의 대형인명사고인 세월호 침몰과 함께 맞는 가장 우울한 계절이 되어버렸습니다. 말하자면 땅위에서, 땅밑에서, 강위에서 일어났던 참사들에 이어 이제 바다위에서까지 이런 일이 일어난 셈입니다.

 

재난을 비켜나 삶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 이웃들로서는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간절한 마음과 함께 제발 이런 일이 이번으로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것이 더욱 간절한 바람이고 기도일 겁니다.

 

하지만 바람은 바람이고 기도는 기도일 뿐,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삶을 찬찬히 살피어 문제의 근원을 밝히고 삶을 참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노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위로하고 재앙을 피하려는 기도는 그것대로 또 삶의 한 모습이겠지만요.

 

무엇 참으로 행복한 삶이고 이를 위한 노력일까요? 돈? 학벌? 지위? 권력? 명예? 외모? 건강? 수명? 맛있는 음식? 온갖 편의? 온갖 즐거움? 훌륭한 제도와 안전장치?.....학문? 예술?.....신앙? 등일까요?

 

물론 이런 것들이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신석기혁명 이후 지금까 인류의 삶은 이를 중심으로 이어져 왔으며 앞으로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들이 진정 삶의 실체랄까 참모습일까요? 이런 형식, 겉모습에 꺼둘리거나 취해 우리가 정작 놓치고 있는 것은 없을까요? 어쩌면 오늘날 한국인들이 겪고 있는 이런 저런 재난과 고통도 이런 취기 때문에 비롯된 것은 아닐까요?

 

폭발적으로 증가한 대중의 욕망, 이에 영합하며 돈을 벌려는 기업, 형식적인 제도와 안전장치, 형식적인 관리와 감독시스템 등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간과하면서 말입니다. 삶의 실체를 놓쳐버리고 끝없이 외부의 화려한 모습으로만 향하는 인간의 욕망과 관심을 간과하면서 말입니다.

 

이러한 점을 진작 간파한 분들이 바로 예수, 소크라테스, 붓다와 같은 인류의 큰 정신적 스승들일 겁니다.

 

틀에 박힌 유대교의 전통과 율법을 이유로 간통한 여인을 향해 돌을 던지려는 군중을 향해 ‘너희들 중 죄 없는 이가 먼저 이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고 외친 예수, 서로 자신의 주장이 옳다며 떠드는 아테네 시민들을 향해 ‘너 자신을 알라’고 일갈한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은 결국 끝없이 바깥으로만 치닫는 인간들의 관심을 안으로 돌려 먼저 자신들 스스로를 돌아보도록 안내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 분보다 5백년, 2백년을 앞서 살았던 붓다의 가르침도 기본적으로는 다르지 않 겁니다. 관념, 개념, 언어, 이름, 욕망, 제도, 맹목적 신앙 등 삶의 겉모습에 끄달리는 인간의 의식을 내면으로 돌려 그 실체를 바로 보라고 가르친 것이겠지요. 무엇이 삶의 실체이고 참모습일까요?

 

우선 우리 삶의 실체는 몸과 몸의 움직임이라는 물질적 혹은 물리적 부분입니다. 하지만 평생 살아가면서 우리는 몸과 몸의 움직임을 제대로 알아차리고 느끼며 살아가지 않습니다.

 

평소에는 거의 잊고 있다가 어딘가 특별히 아프다든가 하면 고통이라는 감각을 통해 비로소 몸의 존재에 좀 더 실존적으로 다가 가게 되지요. 그러나 이때의 알아차림도 몸 그 자체라기보다는 고통이라는 느낌을 통해 관념화된 것일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그런데 평소에 그리고 전체적으로 우리 몸의 존재를 가장 잘 알아차릴 수 있는 곳이 호흡입니다. 그래서 내쉬고 들이쉬는 호흡을 놓치지 않고 알아차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삶의 실체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해보면 몇 십초만이라도 호흡을 놓치지 아니하고 알아차림을 이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의식은 끝없이 밖으로 향해 치닫는 습성에 젖어있기 때문이죠.

 

몸과 함께 우리 삶의 실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은 한국인들이 흔히 마음 혹은 생각이라는 말로 싸잡아 부르는 다양한 정신작용들입니다. 이들 정신작용을 면밀히 분석해보면 느낌(受, feeling), 상념(想, thought, imagination), 의도(行, intention), 인식(識, knowledge) 등 그 속성이 상당히 다른 몇 가지 범주로 나누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거론한 삶의 형식이나 겉모습들은 바로 이러한 정신작용의 산물들로서, 마음의 속성은 곧 이러한 외부의 대상을 향해 끝없이 치닫고 있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몸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이러한 마음작용에 대한 알아차림도 거의 없다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몸과 마음이 다른 존재와는 분리된 오직 ‘나’만의 것이 아니라 시공간적으로 연결된 무수한 존재들 간의 상호작용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사물의 연기(緣起)적 속성이지요. 오늘날 한국인들의 삶은 이점에 대한 알아차림도 너무나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타 존재에 대한 배려로 연결되는.

 

파헤쳐지고 오염된 산천, 다양한 형태로 혹사당하는 대지, 함부로 다루어지는 생명, 스마트폰에 를 박고 걸어가거나 전동차출입구를 가로막고 서 있는 젊은이들, 여기저기서 울려대는 휴대전화 소음, 아무데서나 캑캑 가래침 뱉는 소리, 하수구냄새 가득한 도시의 골목길, 버려지는 음식물과 낭비되는 에너지, 나딩구는 쓰레기, 불친절한 서비스업, 무능‧무책임한 공직자들 그리고 ... 생명의 소중함을 망각하는 안전불감증.

 

이 모든 것이 돈, 명예, 편의 등 삶의 외형에 꺼둘리며 그 실체랄까 본질을 망각한 결과가 아닐까 하는 것이 부처님 오신날에 정리해본 저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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