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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5 오전 7:51:09 입력 뉴스 > 조충래논설위원

[YCI칼럼] 조충래 논설위원
잔인한 4월에 거안사위(居安思危)를 생각한다.



▲ 조충래 논설위원

보현 전원생활체험학교장.

 티 에스 엘리엇
(T.S Eliot)4월을 가장 잔인한 달(April is the Cruellest Month)이라 했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는(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데 왜 잔인하다는 말인가? 여기에는 1차 대전 후의 황폐한 시대적 상황의 역사 인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역사 인식에 너무 둔감하다. 근년에 일어난 20103월의 천안함 사건, 그해 11월의 연평도 포격사건은 물론 1953년에 휴전협정을 맺은 6.25까지도 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청소년 세대는 더욱 그러하다.

 

필자의 아버지는 6.25참전 용사로 1.4후퇴 당시 압록강까지 진격했던 분이라 북한에 대한 입장은 너무도 단호하다.

 

그의 아들 세대인 우리는 어릴 때 반공교육을 받았기에 그래도 반공의식이 어느 정도 잡혀있지만, 손자 세대인 요즘 젊은 세대는 반공이라는 개념이 없음은 물론 국가관도 많이 달라졌다. 이는 풍요한 시대에 입시 교육에만 매달렸고 출세 지향주의가 판을 치고 있기 때문이리라.

 

북한뿐만 아니라 일본에 대한 인식도 무디어져 있다. 일본이 어떤 나라인가? 그들은 왜구라고 불리며 노략질을 일삼았던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 임진왜란을 거쳐 을사정변으로 우리의 강토를 식민지화 했던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만행은 끝이 없었다.

 

그뿐인가, 지금도 일본은 지난 과오를 뉘우치지 않고 위안부 문제나 신사참배, 역사왜곡 등의 망발을 끊임없이 일으키고 있으니 참으로 나쁜 이웃이다.

 

우리 영천은 의병의 고향이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산남의진을 일으켜 일본과 싸웠다. 정환직, 용기 부자가 의병장이 되어 많은 의병들과 더불어 순국하였다.

 

그래서 1923년 현재의 마을 이름을 충효리로 바꾸고 충효재(忠孝齋)를 세워 그 정신을 기리고 있다. 1987년에 이르러 이 유적이 정화 보수되었으나 지역민들에게조차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지금의 충효재는 그저 문화유적 답사객들이나 찾아가는 고건축물의 하나로 여겨질 뿐이다.

 

역사인식이 식어가는 이러한 현실을 재고하기 위하여 다가오는 420일 천년 고찰이자 현충시설인 보현산 거동사에서는 지난 해의 위령재에 이어 산남의진순국선열추모제를 봉행한다.

 

거동사는 당시 정환직, 용기 장군과 함께 순국한 의병들의 위령재를 지내면서 최세윤 대장을 추대하여 4차 의진을 결집하여 일으킨 곳이다. 100년이 훨씬 넘은 작년 2013218일에 이르러서야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입각하여 국가보훈처로부터 거동사가 현충시설로 지정되었다.

 

지난 해 4, 거동사 주지 혜신스님은 뜻있는 이들과 불자들의 신심을 모아 1,000여명의 대중과 함께 위령재를 모셨다.

 

그리고 올해 스님의 숨은 노력과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한 국가보훈처와 영천시로부터 약간의 경비를 지원받아 의병활동을 독려한 고종황제의 손자 이석선생과 의병들의 후손인 자양면민들과 더불어 추모제를 지낸다. 물론 3사관학교, 경상북도, 영천시를 비롯한 기관장 등 군관민(軍官民)이 두루 참석할 예정이다.

 

이런 행사는 단지 지역의 추모 행사로 끝날 일이 아니다. 우리 지역만이 아닌 국민 모두에게, 특히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선열들의 애국충정을 널리 선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내년에는 국가의 예산이 못 되면 뜻있는 이들의 성금을 모아서라도 격식에 따른 어른들의 행사가 아니라 많은 청소년들이 참석하여 역사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는 행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온갖 꽃들이 만발하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4월에 역사인식을 새롭게 하고 더 더욱 영천의 역사를 배웠으면 좋겠다. 이제 보릿고개라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풍요롭고 편안한 시절이다.

 

그러나 북한과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미국 등 세계 열강들을 예의주시하며, 태평성대에 위기를 생각한다는 거안사위(居安思危)라는 말을 새겨야 하지 않을까 한다.

 

잔인한 4월이라는 시가 이 땅에서 읊어지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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