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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2 오후 7:30:14 입력 뉴스 > 윤희훈논설위원

[yci칼럼]윤희훈 논설위원
귀농학 개론



▲ 윤희훈 논설위원.

(고경 청풍블루베리 농원대표)

며칠 전 서리가 내리더니 고추 호박 등의 작물들의 고개가 꺾이고 말았다. 점점 조석간의온도 차이가 심해지면서 겨울이 왔음을 알린다.

 

나의 자그마한 농원에도 꽃눈을 간직한 블루베리가 붉은 잎들의 마지막 화려한 춤사위를 보여 준다. 그러나 아직 농부들의 수고는 멀었다.

 

그동안 고생한 과일나무에 추비를 하고 해충 방제약을 친다든지 나름대로 바쁜 날을 보낸다.

 

더구나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언제 편히 쉴 시간이 있는지 모르겠다.

 

비 오는 날이 휴일이라는 농민들의 자조적인 소리가 나올 만큼 농사짓는 일이 어려운 일이다. 또 열심히 키워 풍작이 되어도 가격이 폭락되는 변수도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지자체에서는 갖가지 지원책으로 도시민을 맞이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우선 비어가는 농촌을 도시민으로 채워 보자는 것이다.

 

올해 전국의 귀농현황을 보면 지자체의 노력이 제법 성과를 내고 있는 듯하다. 물론 대도시에 있는 은퇴자와 도시 생활에 환멸을 느낀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있고 지자체에서 맞춤형 지원책을 내놓는 전략이 통했을 것이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 보면 농촌 현실을 직접 와서 체험 하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농촌생활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의 고교 동기도 시골생활을 꿈꾸며 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필자의 주변에 귀농해서 허둥대다가 몇 달 만에 도망치듯 올라 가버린 경우도 있다.

 

그렇듯 충분한 사전준비의 부족으로 실패가 거듭 된다든지, 힘들게 지은 농사물이 형편없는 가격으로 팔리는 현실에서 의욕 상실로 포기하거나 주민들과의 불협화음으로 마음고생을 하다 짐을 싸는 경우도 있다.

 

지자체에서도 귀농인들에게 여러 다양한 이유로 도시로 되돌아 간 귀농인들의 의중을 파악 하는 것이 진일보된 맞춤형 지원책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인구이동이 순조롭게 된다면 국가의 차원으로도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모든 귀농인들이 농사만 짓는 것으로 순조로운 인구 이동을 기대 할 수 없으며 농촌의 발전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귀농인들에게 직업의 다양성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이 과거 도시에서 경험한 지식들을 활용하게 해야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귀농인들을 활용할 농촌의 활성화에 역량을 쏟아야 한다.

 

농촌의 경관을 개선하며 향토 산업을 육성하고 지역 이벤트를 개발하여 도시 사람들을 끌어 모우는 관광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러한 일들은 관의 주도가 아닌 주민참여의 상향식 개발로 농외소득을 늘려야 한다.

 

그러므로 지역의 내부인력과 귀농인들과의 적극적 연대를 통해야만 농촌의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요즘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귀농교육에 많은 도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교육의 내용을 보면 너무 개론적 이거나 농촌생활에 그리 중요하지 않은 내용들도 보인다.

 

실질적으로 농촌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내용들로 보강 되어야 하며 특히 농촌생활을 하기 위한 삶의 철학을 재정비 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필자의 5년간 귀농생활을 돌이켜 보면 농촌에 대한 아무런 지식과 각오 없이 내려와 자신의 능력에 비해 터무니없는 큰 땅을 매입하고 생긴 마음고생과 현지인과의 갈등으로 힘든 3년을 보내면서 결코 농촌생활이 만만하지 않음을 깨달은 소중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조그만 블루베리 농장을 가꾸며 적은 수입도 만족하며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시골의 정을 느끼며 살고 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자신의 삶의 목표를 낮추고 건강하게 사는 것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2~30대의 젊은 도시인들의 귀농은 농촌의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고 향후 농업이 도시에서의 노동가치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한번 도전 해 볼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도시보다 더 나은 수입과 삶의 만족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은퇴를 앞둔 5~60대의 귀농은 적당한 고정수입과 자신에게 맞는 농사일을 통해 얻는 수익으로 건강하게 살겠다는 마음이면 하루하루 생활의 만족이 클 것이다.

 

다만 농촌을 만만하게 본다든지 피난처로 생각하고 귀농을 하는 일은 피해야 할 일이다.

 

"나물먹고 물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즐거움이 그 안에 있고, 의롭지 않게 부귀를 누림은, 나에게는 뜬 구름이라" - 공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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