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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5 오후 6:41:46 입력 뉴스 > 배명수논설위원

[yci칼럼]배명수 논설위원
공부·공부, 마음이 시드는 청소년



▲ 배명수 성덕대학교수.

오래전부터 생각하여 오던 것을 실행에 옮겼다. 고등학생 아이와 오랜 시간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눈 결과 고등학교 자퇴를 했다. 물론 학교생활을 그만 두겠다는 것은 아니다.

 

아이에게 시간적, 공간적 변화를 갖게 해 진정으로 자신이 무슨 삶을 원하는지 자신이 무엇에 관심이 있으며, 무엇을 잘 할 수 있을 지를 생각하며, 세상의 다양한 사람과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와 여유를 갖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입시 지옥이라는 테두리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하여 보다 더 먼 자신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이 귀한 시간을 잘 활용 한다면 인생 이라는 긴 항로에서 분명히 그 시간들은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제부터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우리의 입시문화의 병폐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3까지 12년의 긴 기간 동안의 인생을 단 하루에 결판을 내야 한다는 건 너무 하다는 생각이다. 이건 잘 짜여진 도박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몇 날 몇 일을 그 많은 사람들이 대입 시험을 볼 수도 없고, 특별한 대안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몇 년 동안 쉬지 않고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을 결정 하게 되는데, 이처럼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대입 시험에서 점수를 잘 받으면 소위 명문대학에 입학해서 평생직장이 보장되는 공무원이 되거나 아니면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반면 이 시험에서 점수를 잘 받지 못하면 보다 덜 유명한 대학엘 들어가거나 혹은 아예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이들은 비교적 임금 및 복지혜택이 낮은 기업에 들어가게 되며 궁극에는 평생을 그곳에서 보내게 된다.

 

물론,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6,70년대 길게는 90년대까지 한국의 경제적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였다.

 

그러나 지금처럼 원샷 교육시스템으로 일관 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그다지 고무적이지 못할 것이다. 한 번 기회를 잃었다고 해서 그것이 평생으로 이어져야만 하는 그런 사회구조라면 우리나라에는 ‘희망’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매년 교육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함께 조사 발표하는 자료를 보더라도 우리나라 청소년의 스트레스 원인 1위가 진로에 대한 학업적인 부담이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청소년들을 음주, 흡연 등의 약물남용에 쉽게 빠져들게 하고, 이로 인해서 성인으로까지 중독의 구렁텅이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여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로 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치루어진 우리나라의 입시 풍경에 대한 어느 외신기자가 쓴 글은 우리에게 한국교육제도의 문제점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11월 7일 수요일 수천 명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지친 표정으로 한국의 각 학교로 밀려들어갔다. 이들 중에는 며칠 동안 샤워도 하지 않은 학생도 있었다.

 

장래에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을지, 심지어는 어떤 사람과 결혼할 수 있을지 등 앞으로의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였다.

 

이날은 대학입학 시험이 있는 날이었다. 이 시험은 너무나도 중요해 텔레비전 방송국들이 학교 정문 앞에서 생방송으로 보도하고, 주식시장도 한 시간 늦게 개장한다.

 

특별 경찰순찰대는 사이렌을 울리고 비상등을 켠 채 시험에 늦은 학생들을 시험장까지 태워준다. 학생들은 지난 몇 년을 거의 쉴 새 없이 공부만 하며 지내왔기 때문에 기진맥진한 상태다.

 

시험 전에 목욕을 하면 머리에 채워 넣은 지식들이 씻겨 버린다는 미신이 있어 어떤 아이들은 시험을 앞두고 몇 주 동안 목욕을 하지 않는다. 때문에 약간 퀴퀴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손톱을 깎는 것도 좋지 않다. 또 학생들은 서로에게 끈끈한 엿을 선물하며 행운을 기원해 준다. "합격한다"와 "붙는다"라는 단어는 한국에서는 비슷한 뜻으로 통한다.

 

일부 학생들은 "合格"이라고 쓰인 양말을 신는다. 이 시험이 모든 것을 결정하기 때문에 그저 운에 맡기고 가볍게 보아서는 절대 안된다.

 

상위 1%의 학생들은 한국 대학 서열의 최고봉에 있는 서울대학교에 간다. 시험에서 조그만 실수라도 몇 개 하게되면 연세대(2위)나 고려대(2위를 놓고 연세대와 겨루는 대학)에 가게 된다.

 

이 대학들도 일류 학교지만 서울대의 그늘에 가리는 경향이 있다. 서울대 입학은 일류 기업이나 관직으로 빠지는 지름길이다.

 

10위권 내 대학에 들어가면 최고는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 지방대에 입학하면 이보다 한 단계 낮은 대접을 받으며 살게 된다. 애처롭게도 대입에 실패하는 학생들은 일 년 더 공부의 지옥으로 들어가 다음 해에 재도전한다.

 

그리고 결국 대학에 가지 못한 학생들은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고 거의 다시는 이를 회복할 수 없게 된다.

 

시험에 대한 압박감으로 자살을 감행한 학생도 몇 명 있다. 한국인들의 교육열은 유명 한다. 이는 존경할 만 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도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6시간 짜리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아이들은 보통 아침 8시30분에 학교에 가서 저녁 7시까지, 혹은 더 늦게까지 공부한다.

 

이들이 이보다 더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있지 않는 이유는 집에서 밤 12시까지 과외를 받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보통 한 달에 수천 달러의 돈을 수학, 영어, 논술 등의 과외 수업비로 쓴다. 가족들은 집에서 대입 수험생이 공부할 수 있도록 조용히 있어야 한다.

 

시험이 가까이 다가오면 압박감은 더 커진다. 어머니들은 시험을 앞두고 자식의 행운을 위해 부처나 하나님에게 백일기도를 한다(둘 중 누가 더 효험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어떤 어머니들은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시험장 문 밖에 서서 자신들이 그곳에서 하는 기도가 자식들의 시험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시험일은 항상 추웠다.

 

이런 입시제도는 기계적인 암기와 시험 보는데 능숙한 학생들에게 확실히 유리하다. 운이 좋아서 성공할 수도 있다. 일부 대학들은 시험 성적 외에 자원봉사 활동과 과외 활동 등을 입학 사정 점수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아이들에게 짐만 더 늘려주는 꼴이 됐다.

 

여전히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 데 써야 한다. 그리고 높은 과외비용은 한국의 교육 제도가 더 이상 평등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가난한 집은 자식들을 이 경쟁에 뛰어들게 할 능력이 없다. 이런 공부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불러올 뿐 학식이나 창의성, 더 나아가 원만한 성격을 형성시켜 주지는 않는 것 같다. 이제는 한국의 학부모들이 정신 차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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