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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2 오전 9:26:43 입력 뉴스 > 정만진논설위원

[yci칼럼] 정만진 논설위원
독사에게 잡혀온 땅꾼, 증인에게 끌려온 국회의원



▲ 정만진 논설위원

   (의사, 수필가).

80년대 후반, 대구 출신으로 31세의 짧은 생애를 살다간 김광석이라는 통기타 가수가 있다.

 

그가 히트 친 노래 중에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라는 것이 있다.

 

원래 이 노래는 밥 딜런(Bob Dylan)의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두 번 생각하지 마라, 그대로가 좋아)라는 곡을 번안(飜案)한 것이다. 번안은 양병집이라는 저항가수가 했다.

 

처음 번안할 때는 “역(逆)”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쉬운 말로 풀이하면 “거꾸로 또는 뒤집어”라고 할 수 있다. 나중에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로 이름을 바꿔서 널리 알려졌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

물속으로 나는 비행기, 하늘로 나는 돛단배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 있건만

포수에게 잡혀온 잉어만이 한숨을 내쉰다.

(중략)

한여름에 털장갑 장수, 한겨울에 수영복 장수

번개 소리에 기절하는 남자, 천둥소리에 하품하는 여자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 있건만

독사에게 잡혀온 땅꾼만이 긴 혀를 내두른다.

 

이 노래의 가사를 보면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자동차는 두 바퀴로, 자전거는 네 바퀴로. 비행기는 물속으로, 배는 하늘로, 포수가 새를 잡지 않고 잉어를 잡았다.

 

한여름에 털장갑을 팔고, 한겨울에 수영복을 팔며, 천둥번개에 남자는 기절을 하고, 여자는 하품을 하는 여유를 부린다. 땅꾼이 독사를 잡는 것이 아니고 독사가 땅꾼을 잡는다는 역발상에는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느닷없이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가사가 떠오른다. 왜일까?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담임선생님을 국가인권위에 제소하고, 초등교사가 초등학생을 성매매하고, 파출소에 잡혀온 주정뱅이가 경찰을 폭행하고, 살인범이 인권을 부르짖고,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고, 계모가 8살 초등학생의 갈비뼈를 16개나 부러뜨려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학생이 선생님에게 대들고, 선생님이 교장선생님에게 대들고, 교장이 교육감에게 대들고,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에게 대들고 있다. 경찰과 경찰청장이, 검사와 검사장이 국감장에서 서로를 비판하고, 법위에 떼법이 판을 치고 있다.

 

병원 응급실에서 환자 보호자가 의사를 폭행하고, 환자가 의사를 살해하고, 신성한 법정이 야유와 박수로 오염되고, 구속되어 끌려가는 국회의원이 의기양양하게 손을 흔든다. 똑 같은 사안을 두고 지역에 따라 판사에 따라 완전히 다른 판결이 내려지고 있다.

 

세상에는 잘난 놈, 못난 놈, 지저분한 놈, 그리고 튀고자 하는 놈이 있다. 소신도 좋고 개혁도 좋고 하극상(下剋上) 좋다.

 

소신과 소신이 부딪쳐 불꽃이 튀어도 좋다. 그렇지만 의리라는 것이 조금은 있어야 하고 사회적 질서도 필요하다. 더욱이 나라를 파탄내서는 안 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고, 요리사가 많으면 요리를 망치게 된다.

 

나만 옳다고 생각하면 해법은 없다. 우리 편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편을 가르면 우리 역사의 난치병, 사색당쟁이 된다.

 

국민의 대표가 국회다. 국회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그런데 매스컴을 통하여 본 국회의 여야 의원들은 어찌 그리도 사사건건 부딪치기만 하는지?

 

지난 대선에 관여한 안도현 시인은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고 읊었다.

 

나는 여야 국회의원님들에게 묻고 싶다, “국민을 얕보고 함부로 대하지 마라. 당신들은 한번이라도 의견의 일치를 본 적이 있었느냐”라고.

 

촛불을 들고 머리띠 두른 사장님, 넥타이 매고 벤츠 탄 노동자

왕따 당하는 선생님, 매질하는 학생님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 있건만

증인에게 끌려온 국회의원이 큰 입을 벌리며 하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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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
요지경 세상임더 201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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