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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10 오전 11:54:16 입력 뉴스 > 조충래논설위원

[yci칼럼]조충래 논설위원
여름숲속학교를 운영하며



▲조충래 논설위원

  보현 전원생활체험학교장

덥다. 더워도 너무 덥다. 굳이 스마트폰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40도 이상을 오르내리는 무더위와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소나기 등은 이 땅의 기후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하고 있다.

 

날씨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농업이기에 농부들은 애가 탄다. 그나마 우거진 숲과 흐르는 물로 인해 도시에 비해 덜 덥기는 하지만, 비를 기다리다 시기를 놓치고서야 작물 밭에 물을 퍼 올리는 상황에서는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닦을 겨를이 없다.

 

대구시에 1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지만 올 더위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기사를 본다.

 

하지만 나무가 왜 도움이 되지 않으랴. 올해는 대구를 추월해서 울산이 40도의 최고기온을 보인 것만 봐도 나무와 숲은 생명이다.

 

흙이라고는 밟아볼 곳이 없을 정도로 아스팔트나 벽돌로 바닥을 도배한 도시에서, 자연을 찾아보기 어려운 도심에서 작렬하는 태양의 열이 땅으로 스며들 수 없으니 이 더위를 몸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우리 인간의 당연한 과보이기도 하겠다.

 

지금 자연은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흙과 나무, 사람과 자연이 어찌 따로 독립된 존재일 수 있겠는가? 자연현상을 통해 인간세계와 자연을 통틀어 우주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므로 저것이 일어난다. 내가 있으므로 너가 있고, 너가 있으므로 내가 존재할 수 있으며 그리하여 우리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부모님이 계셔서 태어났고, 부모님은 그 부모님이 계셔서 나셨으며… 그리하여 사람은 그 어느 누구도 남이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우주 자연이 없다면 나는 어느 공간을 차지하고 존재할 것인가? 흙과 물과 불과 공기 그 어느 것 하나도 나와 무관한 것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우리들의 아이들이 할 수 있다면, 달리 환경교육이 왜 필요하랴.

 

농산물을 통해서 자신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의식주에 대한 연관구조를 인식할 수 있다면, 책상머리의 철학공부가 따로 있어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무더위에 산좋고 물좋은 보현산 아래에서 아이들을 위한 여름숲속학교를 운영했다. 안전이 우선인 점을 고려하여 한낮의 야외활동은 자제하면서도 좋은 환경에서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하도록 유도한다.

 

자연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몸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경로당을 방문해서 재롱도 부리고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써서 읽어드리기도 한다.

 

서로 어우러져 사는 방식을 스스로 익히고 부모님과 어른을 공경해야 할 이유를 체득케 하는 것이다.

 

오늘의 현실은 아이들에게 지나치리만치 가혹하게 자연의 순리와는 역방향인 어른들의 잘못된 가치를 주입하고 있다.

 

사회적 성공이 어찌 행복과 한 가지로 같을 수 있으며, 부와 권력과 명예가 사람으로 태어난 자로서 가질 수 있는 삶의 진정한 성취라 할 수 있으랴.

 

자연을 포함한 다른 모든 존재와 더불어 사는 삶의 방식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생존의 능력을 상실하고 끝내 인간 멸종의 위기 속에 내던져지는 불행을 겪고야 말 것이 아닌가?

 

 

땅은 속임이 없다. 노력한 만큼 거둔다는 경제논리를 너무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땅이다. 밑거름을 넣은 만큼 땅은 기름지고, 가꾼 만큼 농작물은 그 수확이 분명하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현대인들의 병통을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면 땅을 통한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겠다.

 

한 아이의 편지글을 소개해본다.

 

To. 어머니 아버지께

~중략, 오늘 음식을 만들면서 어머니가 매일 불판 앞에서, 특히 여름에는 얼마나 힘이 드실 지 느낄 수 있었고, 음식 먹을 때도 음식을 만드시는 어머니, 그리고 음식 만들 재료 살 돈을 벌어주시는 아버지에게 등등 모든 사람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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