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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3 오전 11:52:36 입력 뉴스 > 이규화논설위원

[yci칼럼]이규화 논설위원
무엇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가



▲ 이규화 논설위원(법학박사).

이번 주는 저의 생각을 적는 대신에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직접 덴마크를 찾아가 그들의 행복비결에 대해 취재한 글을 통해 과연 행복한 삶이 어떤 것인지를 한 번 진지하게 돌아 볼 기회를 가지고자 합니다.

 

《지난 4월 17일부터 25일까지 약 1주일 동안 코펜하겐을 방문해서 약 100여 명의 덴마크인들을 만나봤다.

 

국회의원, 변호사, 의사, 공무원, 교수, 교사, 기업인, 언론인, 목사, 택시기사, 식당 종업원, 주부, 대학생, 고등학생 등. 덴마크인들의 높은 행복지수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행복사회는 무엇으로 가능한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그들을 만날 때마다 이런 질문을 던져봤다.

 

"요즘 걱정거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거의 모든 사람들의 답이 일치했다. "별로 걱정거리가 없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질문을 받았을 때 답을 찾는 이들의 표정이었다. 그들은 마치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듯이 애써 걱정거리가 무엇이 있나를 한참 찾다가 결국 "별로 없다"고 답했다. 로스킬레대학 캠퍼스에서 만난 남자 대학생 토마스 코크씨는 그 질문을 받고 담배를 물더니 이렇게 답했다.

 

"글쎄요, 이리저리 생각해봐도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군요. 등록금은 무료인데다 매월 (한국 돈으로) 120만 원씩 학생생활비를 정부로부터 받고 있으니까 일단 돈 걱정은 없고요. 졸업 후에는 직장 찾을 때까지 2년간 정부에서 약 300만 원씩 매달 받을 수 있으니 취업을 빨리 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없습니다. 장차 교수가 되 볼까 생각은 하고 있는데 꼭 빨리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어서 느긋합니다."

 

참 부러웠다. 그래도 어떻게 사람이 걱정 없이 살 수 있겠냐고 되물었더니 이런 답을 하고 웃었다. "굳이 답하자면 이렇게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 혹시 내 건강이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은 되지요. 또 하나 걱정거리가 있다면 날씨가 안 좋은 거라고나 할까요?" "이리저리 생각해봐도 별로 걱정거리가 없네요."

 

덴마크인들을 만날 때마다 마무리 질문은 이거였다. "그래서 당신은 행복하게 살고 있나요?" 100%가 머뭇거림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다양한 직업, 다양한 연령을 만났지만 답은 같았다. 100명 중에 한두 명이라도 "아니요"나 "글쎄, 잘 모르겠다"라는 답이 나올 법한데 그게 없었다.

 

코펜하겐에 살고 있는 미국, 아시아, 한국 등 '외국인' 30여 명을 만나서 이렇게 물어봤다. "행복지수 조사에서 덴마크가 늘 최상위에 있는데, 함께 살아보니 정말 덴마크는 행복한 사회가 맞습니까?" 이들의 답도 모두 "그렇다, 참 부럽다"였다.

 

덴마크인들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취재하는 과정은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를 묻는 것이기도 했다. 덴마크와 같은 행복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는, 우리 학교는, 우리 회사는, 우리나라는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

 

첫 번째 키워드는 바로 자유이다. 말하자면 '스스로 선택하니 즐겁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덴마크인들은 자유를 누리고 산다. 초등학교 교장인 마르그레테 프라우징씨는 "학생들이 오고 싶어 하는 학교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덴마크의 초등학교는 우리의 중학교 과정을 포함해 9학년인데, 7학년까지는 점수를 매기는 시험이 없다. 당연히 등수도 없다. 공부를 잘한다고 상을 주는 일도 없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여러 가지 능력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들 개개인들이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세 친구 조나스, 에릭, 빅터군은 공통점이 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바로 가지 않고 1년 정도 해외여행을 할 계획이다.

 

대학에 갈지 안 갈지, 무슨 학과를 갈지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느긋하다. 이와 관련해 "부모로부터 어떤 압력도, 부담감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내 앞날은 내가 결정한다"고 입을 모은다.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면서, 부모나 사회적 잣대가 강제하는 것이 아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는 것, 이것은 비단 학교뿐 아니라 덴마크 사회 전체에서 볼 수 있는, 덴마크인들을 행복하게 하는 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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