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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9 오전 8:30:55 입력 뉴스 > 동남풍

[동남풍]“도덕경으로 보는 남북한 장래”



‘세상의 본질을 꿰뚫어 본 지혜의 철학자’ 노자(老子)는 중국의 고대 춘추시대 중기부터 전국시대 초기까지 살았다. 시기로는 대략 기원전 570년부터 479년 사이로 추정하는 것이 통설이다.

주나라 황실도서관장이었던 노자는 주나라의 쇠퇴를 한탄하며 은퇴할 것을 결심하고 서방(西方)으로 떠나는 도중 관문(關門)지기 윤희(尹喜)의 읍소를 받는다.

 

윤희는 노자가 학식이 많은 선비임을 첫눈에 알아차리고 세상에 남길 글을 써주기를 간청했다. 노자가 이에 응하여 ‘정치와 삶의 지표’로 써준 것이 5천자 분량의 ‘도덕경’이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상선약수(上善若水), ‘가장 훌륭한 덕은 물과 같다’며 ‘부드러운 것이 강하고 굳센 것을 이긴다’는 일관된 사상이 물처럼 흐른다.

 

노자는 ‘세상에서 물이 가장 유약하지만 그 공력이 아무리 강한 것이라도 물을 이겨내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약지승강(弱之勝强: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유지승강(柔之勝剛: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을 거듭 강조한다.

노자는 저습하고 낮은 데로 겸허하게 흘러드는 상선약수의 정신으로 정치를 행하고, 물과 같이 헌신적으로 실천하는 삶을 살아갈 것을 제시한다. 생명을 두루 살리고 평등하게 하는 ‘물의 정신’이 바로 허물없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道)에 가깝다고 말한다.

노자의 연구자들은 “노자가 도덕경을 통해 알리고자 했던 것은 무위자연사상이 아니라 참된 지도자가 갖춰야 할 현실적 정치자세이다”며 “도덕경은 정치학 개론서이다”고 강조한다.

2500년전 노자가 제시했던 치국(治國)의 도(道)가 남북한 지도부 리더십의 흥망을 예견하는 준거로 작동되고 있어 흥미롭다.

도가(道家)·유교의 지혜가 전승되어 오는 동아시아의 최초 여성 국가수반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의 지향점으로 ‘안거낙업(安居樂業)’을 제시했다. ‘안거낙업’은 노자(老子)가 꿈 꾼 세상이다. 모든 백성이 고향에서 근심없이 살며 생업을 즐기는 태평성대를 뜻한다.

박 대통령은 후보시절 안거낙업의 실천방안으로 ▲만5세까지 양육비·보육비 지원 ▲스펙초월 취업시스템 도입 ▲비정규직 고용전면 폐지 ▲4대 중증질환 100% 국가 책임 ▲제1금융권 낮은 이자 대출 실현 등을 제시했다.

박근혜 정부가 저소득 다중채무자들의 채무 70%를 탕감하기 위해 신설한 ‘국민행복기금’ 신청 첫날 전국적으로 1만2천367명이 상담신청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반도 남쪽 대한민국은 ‘국민행복시대’ 청사진들의 실천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데 한반도 북쪽 조선인민공화국은 어떠한가?

‘김씨 왕조(王朝)’ 북한의 3대 세습권력 김정은이 핵(核)을 들고 대한민국과 전세계를 상대로 공갈·협박을 자행했다.

 

김정은 2월 12일 핵실험을 단행해 핵무기 체계가 거의 완성단계에 도달했음을 과시했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하는 강화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된 이후 한미양국은 확대된 정례군사훈련을 개시했다.

유엔의 규제와 한미 정례합동군사훈련을 핑계로 김정은은 한반도 긴장을 확대재생산했다.

정권협정 파기선언·전시상태선포·한국최종파괴선언을 쏟아냈다.

북한에 비판적인 언론사와 국방장관이 ‘벌초대상’이라는 협박에 이어 TV방송국·은행에 사이버공격을 가해 업무를 마비시켰다. 특히 4월 5일에는 우파 언론들이 ‘최고의 존엄’ 김정은을 비방한다며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북한의 ‘태양절’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 남한의 보수단체들이 김일성·김일성 부자(父子)의 사진을 붙인 모형으로 화형식을 벌이며 반북(反北) 시위를 벌였다. 북한의 통전부는 ‘천벌(天罰) 받을 특대형 도발행위’라고 펄펄 뛰었다.

북한은 평양방송 아나운서들을 동원해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말폭탄’을 퍼부으면서 전쟁도발 분위기를 고조시켜왔다. 4월 23일자 북한 노동신문은 “온나라 강산에 김일성·김정일 대원수의 동상을 태양상(像)으로 형상하여 높이 모셨다”고 보도했다.

북한 전역에 세워진 3만5천여개 김일성 동상 옆에 김정일 동상까지 세워 김부자(父子)를 태양신(神)으로 모시는 ‘신흥종교’를 전파하고 있다. 태양신 김일성·김정일 부자와 3대 세습권력 김정은 3대를 신성불가침 ‘최고의 존엄’으로 내세우고 있다.

북한은 스탈린형(型) 우상숭배체제에 시대착오적인 권력세습을 접목시켜 ‘김일성 민족·김정일 조선(朝鮮)’이라는 ‘도착(倒錯)된 역사’를 쓰고 있다. 3대 세습권력인 29살 김정은까지 ‘최고의 존엄’에 포함시켜 ‘신성불가침’을 세계만방에 강요하고 있다.

60년동안 북한동포들에 퍼부은 ‘위대한 수령’·‘주체의 태양’ 등 가열찬 집단세뇌 공작으로 이룬 ‘인민의 낙원’에 굶주림을 안기고도 ‘최고의 존엄’으로 상징조작을 일삼는 악행(惡行)이 밑도 끝도 없이 자행될 수 있겠는가.

금년 유엔인권이사회는 북한인권상황을 조사할 ‘조사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북한의 세습독재자 김정은은 ‘인권사항개선’이라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렸다. 또 ‘서울불바다’·‘벌초작업’을 자행하면 북한지도부 모두가 전범(戰犯)으로 국제재판소법정에 서게 된다.

북한은 “‘리비아의 카다피’와 ‘이라크의 후세인’이 핵무장을 포기했기 때문에 자멸했다”며 “핵포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강변했다.

핵을 안고 가면 ‘강성대국’·‘인민의 낙원’이 전개될까.

북한은 4월5일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공단 근로자들이 한달 140달러 받는 것에 “중국에서의 외화벌이의 절반수준이다”는 불만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는다는 ‘심사숙고’가 없는 경거망동이다.

중국 관영 중경(重慶)일보는 “북한회사로부터 밀린 대금을 받기 위해 평양호텔에 장기투숙중인 중국 기업인들이 100여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 돈도 못 받고 추방당한 중국 기업인들이 “북한에 투자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상거래 신용이 하루아침에 생길 수는 없는 것. 한 10년을 거래하면서 신뢰를 쌓아가야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개성공단 폐쇄는 대외신인도를 스스로 뭉개는 자충수다.

강성대국·핵보유국·불바다·벌초 등 강한 말폭탄만 있으면 북한의 세습체제가 영속할까.

중국의 교훈적 설화집 ‘설원(說苑)’에 치망설존(齒亡舌存)이란 말이 있다. 단단한 이는 깨지더라도 부드러운 혀는 훨씬 오래 남는다는 뜻이다. 강하고 모진 것은 쉽게 망하고 부드럽고 순한 것이 오래간다는 가르침이다.

노자(老子)는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억센 것을 이긴다(弱之勝强 柔之勝剛)”고 가르쳤다.

북한의 김정은이 노자를 알아야 ‘지도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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