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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3 오전 10:30:51 입력 뉴스 > 김천중논설위원

[yci칼럼]김천중 논설위원
왕평, 노래에 얽힌 이야기



- 대한팔경(大韓八景)

 

1930년대 경성(京城)방송국(KBS 전신)이 전국 청취자를 대상으로 빼어난 명승지를 추천토록 방송하고 청취자들이 추천한 많은 명소 가운데 상위 8곳을 채택하였다고 한다.

 

▲ 김천중 (사)한국연예예술인협회

 영천지부장.

1936년 당시 작사가 왕평선생은 8곳의 명승지를 예찬하는 노랫말을 지었고, 경성중학교 음악교사였던 형석기(邢奭基)선생이 작곡하여, 평양 출신의 선우일선(鮮于一扇)이 노래를 불렀다.

 

경쾌한 폴카 리듬으로 작곡된 선율에 왕평선생은 암울했던 시대에 우리 민족의 나라사랑과 민족정서를 반영한 가사를 붙여 당시 널리 보급되었다.

 

아름다운 금수강산과 명승고적, 조선팔경을 노래로 예찬함으로서 당시 시대적인 배경은 어두웠지만 이 노래는 밝고 경쾌하게 표현되었고 처음 이 노래를 발표할 때 가사가 4절이었던 것을 분단 이후 고향인 평양에 그대로 남아 더 이상 목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 선우일선을 대신해 황금심이 다시 취입한 대한팔경은 이북의 지명이 들어간 3, 4절을 뺀 대신 새로 지어진 3절을 붙인 노래가 불려졌다.

 

그 당시 여가수들은 선우일선, 왕수복, 이은파, 왕초선, 김복희, 김문선 등이었는데 그 중에서 특히 평양 명기였던 선우일선의 목소리는 은쟁반에 옥구슬을 굴리는 듯 하다고 했다는데 ‘꽃을 잡고’, ‘능수버들’을 불러 인기를 얻었고 특히 왕평선생이 노랫말을 쓴 ‘대한팔경(원제-조선팔경가)’은 아름다운 조국에의 찬가로서 망국의 한과 슬픔을 그 구성진 가락에 담고 있다.

 

1936년 조선일보사 주최 백두산 등반대가 백두산 상상봉에 올라 모닥불을 피워놓고 장엄하게 펼쳐진 조국의 땅을 바라보면서 눈물로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또한, 해방이 되고 나서 조선팔경가는 대한팔경으로 노래의 제목을 바꾸어 황금심, 최숙자, 박재란 등 당대 유명 여가수들이 불러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과거엔 각 지방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명승지를 시와 노래, 그림으로 세상에 알려왔다. 명소는 주로 12경, 10경, 8경, 6경, 3경으로 구분지어 불렀는데 이중에서도 8경을 가장 많이 채택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그 지방의 대표 명소와 팔경의 명칭이 무관심속에 잊혀져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조상들이 고이 물려준 아름다운 이 강산을 잘 보존하고 가꾸어 후대에 잘 전해야 할 것이다.

 

‘대한팔경’ 이 노래의 가사를 지은 왕평 선생은 조선의 세레나데로 칭하는 ‘황성옛터’를 비롯해 ‘능수버들’ ‘조선행진곡’, ‘고도의 정한’ 등 수많은 노랫말을 지어 나라 잃은 국민들의 설움과 애환을 달래었을 뿐만 아니라 ‘항구의 일야’ 등 극작, 연극과 영화, 만담가로서 다재다능한 예술활동을 하며 우리나라 대중예술계에 큰 자취를 남긴 영천 태생의 예술인이다.

 

노래는 세월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천해 왔지만 이 노래는 대중가요의 고전으로 애창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북한에서도 가사의 내용이 일부 다르게 지어져 불리고 있다고 한다.

 

왕평 선생이 당시 전국의 명승고적지를 두루 읊은 대한팔경(조선팔경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절) 에~ 금강산 일만이천 봉(峰)마다 기암이요,

한라산 높아 높아 속세를 떠났구나.

 

(2절) 에~ 석굴암 아침 경(景)은 못보면 한이 되고,

해운대 저녁달은 볼수록 유정(有情)하다.

 

(3절) 에~ 강릉에 경포대는 노을을 비꼈는데

낙산사 저녁종에 어옹이 잠을 깨네

 

(4절) 에~ 백두산 천지(天池)가엔 선녀의 꿈이 짙고,

압록강 여울에는 뗏목이 경(景)이로다.

 

(후렴) 에헤라 좋구나 좋다, 지화자 좋구나 좋다.

명승의 이 강산아, 자랑이로구나.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라는 말 처럼

그때 그 시절의 사람들은 이제는 가고 없지만 남겨진 작품은 영원할 것이다.

 

암울했던 시절 노래와 극작, 연극과 영화. 그리고 해학이 넘치는 만담으로 국민들의 애환을 달래며 수많은 작품을 남겼으나 세월의 두께 만큼 묻혀 지고 잊혀져 가는 선생의 예술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그동안 선생과 관련된 무형의 자취를 찾는 작업을 통해 선생이 영천태생의 예술가로 기록되어 있는 것에 자긍심을 가지고 향토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로 임해 오면서 최근 성내동 소재의 고택과 관련한 작금의 현안이 대두 되어 왕평 선생의 예술혼과 그 가치를 알리기 위한 그간의 노력들이 헛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착잡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진정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공익을 위하는 일인지?

 

지역사회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모두가 사심을 버리고 큰 생각을 가지자.

 

또한, 작금에 발생된 난제를 풀기 위해 반목과 질시 보다는 공익적 명분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이해의 폭을 넓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가요60년사』(황문평, 전곡사, 1983)

『노래백년사』(황문평, 숭일문화사, 1981)

『문예총감』 (한국문화예술진흥원,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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